문화산업과 기업가적 사고

잡생각 2009/03/29 23:58 posted by Lachrimae
주말동안 과제는 안 하고 그저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그냥 마음 가는 대로 링크를 타고 놀다가 아래의 글들을 발견했다.
그 결과로 지금 과제가 밀려 있는데도, 과제하는 것을 마다하고는 굳이 트랙백을 걸고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이 글들이 내 입장에서 생각해야 할 것들을 많이 제공하는 글들이기 때문이다.
전에 올린 글에서 '경영학이 나와 맞지 않는지도 모른다'고 징징거리기는 했지만,
역시 경영학을 전공으로 택한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칠 것 같은 한국 애니메이션 [1]
미칠 것 같은 한국 애니메이션 [2]
문화산업이 '산업'이기 이전에 '문화'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

좀 지난 일이기는 하지만, 얼마 전에 이명박 대통령의 닌텐도 관련 발언이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로서는 야심차게 한 말이었겠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무지의 소치로 조롱받았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왜 이런 발언을 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그에게 고려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기업에서 경영자로 일했던 경험이 뿌리깊게 박혀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말하자면 문화산업을 '경영'하여 수익을 창출하려는 '기업가적 사고'에서 나온 발언이다.

선진국들의 문화산업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관심을 가졌던 일본 기업 닌텐도는 그 중 하나의 사례일 뿐이며,
당장 내가 좋아하는 일본 애니메이션도 성공적인 '문화산업 경영'의 결과이다.
따라서 이 눈부신 결과를 앞에 두고 경영자라면 누구나 문화산업이 창출해내는 방대한 시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물며 국가의 통치도 기업 경영과 본질적으로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는 이명박 대통령께서 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분명 문화산업의 경제적 가치는 중요하다.
하지만 위의 세 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문화산업의 성공 뒤에는 문화를 향유하는 폭넓은 문화생활의 저변이 깔려 있다.
수익을 창출할 목적으로 문화를 단기적으로 '경영'한다고만 해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문화를 순수하게 즐기는 것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문화산업을 '경영'해서 의미있는 결과를 낼 수 있다.

주제에서는 조금 벗어나는 이야기지만, 이러한 '기업가적 사고'를 보여주는 다른 예가 있다.
경영학에서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지켜야 할 당위성을 이렇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은 예전과 달리 기업의 윤리가 중시되는 세상이다. 따라서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여 사회적 책임을 지키는 윤리적 기업이 되면 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게 되어 결국은 기업에게도 이득이 된다"

물론 이런 이유로라도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지키도록 유도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리고 경영학의 학문적 성격을 감안할 때 이런 설명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지키고자 하게 되면,
결국 사회적 책임을 지켜야 하는 근본적 이유를 망각한 채로 기업의 이익이 지켜지는 선에서만 윤리적으로 보이게 노력하게 된다.
마치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우리 속담처럼 말이다.

문화산업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단순한 '기업가적 사고'만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제대로 된 결과를 낳기 힘들다.
'기업가적 사고'가 분명 자본주의 사회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기는 하지만,
때로는 단기적인 '기업가적 사고'를 넘어서서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을 볼 줄 알아야 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s address :: http://archoro.tistory.com/trackback/70 관련글 쓰기

  1. Tracked from 김태훈의 사생활과 공생활 at 2009/04/24 17:54  삭제

    Subject: 문화산업정책, '산업 강박증'에서 벗어나야

    조만간 정부의 콘텐츠 관련 진흥기관이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 통합된다. 영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문화콘텐츠 장르들이 이 기관을 통해 통합적으로 지원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과거에는 장르별로 진흥기관이 나뉘어 있었기 때문에 항상 중복지원의 폐해가 지적돼왔고, 장르간 융합 프로젝트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콘텐츠 시장은 이미 장르 구분 없이 융합하며 변신하고 있는데, 정작 진흥기관들은 각각의 조직 논리 때문에 효과적인 지원의 기회를 상당 부분 놓.....

  1. Commented by 무위성찰 at 2009/03/30 22:01

    쩝 대학가서 이런 에세이를 써야 하는데 말이지...
    그냥 뭔가 할말은 없는데 읽고 나서 무지막지하게 찝찝하네.

    • Commented by Lachrimae at 2009/03/31 02:02

      넌 경영학을 전공할 것도 아닌데 뭘 그리 찝찝해하나 ㅋㅋ
      그리고 이건 에세이라고 부르기도 뭣한 잡설인데 뭘 ㅋ